덕크니컬 카빙을 위한 부츠 세팅: 속부츠(이너)를 헐렁하게 매야 하는 해부학적 이유

결론부터 말씀드립니다.
덕크니컬 일급비밀! 부츠, 헐렁하게 매십시오.
이구짱(일본 덕스탠스 카빙의 선구자이자 이론가)이 HAKUBA HACK의 Rosi(하쿠바를 베니스로 활동하는 인터뷰전문 스노보드 유튜버)에게 레슨을 하던 중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똑같은 도구로 똑같은 조건으로 하지 않으면, 그 가르침이나 배움은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즉, 이구짱타키(LATE PROJECT의 핵심 멤버이자 키로로 리조트의 스노서핑/덕크니컬 대가)와 똑같은 조건으로 스노보드를 타지 않으면, 그들의 유튜브 영상 강의를 아무리 시청한다고 한들 아무 의미가 없다는 말입니다. 
(다만 이 세팅은 발목의 가동성(Dorsiflexion)을 극대화하기 위한 특수 목적으로, 초보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제가 오늘 이들의 비밀을 알려드릴게요. 이들은 모두 속부츠(이너)의 신발끈을 매지 않습니다. 아니, 속부츠 신발끈을 버렸다고 합니다.

속부츠의 신발끈
버튼 포톤 부츠(Burton Photon Boot)의 속부츠 신발끈

부츠 조이는 버릇

처음 스노보드를 배우고 한참 하이원을 가던 시절, 곤돌라에 타면 늘 하는 일이 속부츠 졸라매기와 겉부츠 졸라매기였습니다. 당시 버튼의 스피드존 레이싱 부츠를 졸라매고 또 졸라매었죠. 물론 스피드존 레이싱 부츠는 나름 졸라매는 맛이 있는 부츠라, 더욱 그러하기도 했지만, 그땐 사실 급경사가 겁이 나서 그랬습니다. 그리고 급사를 만날수록 다시 한번 부츠를 졸라매는 버릇이 생겼었죠.

덕크니컬의 방해물 - 부츠

정통 덕스탠스를 타던 시절에는, 부츠를 졸라매는 것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꽉 잘 매야 데크에 압력이 더 잘 전달되었습니다. 그러나 혼자 덕크니컬 독학을 하면서 도저히 안 되는 자세가 하나 있었는데, 엉덩이를 보드에 올릴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부츠를 강하게 매니 뒷발목이 안 굽혀지고, 뒷발목이 안 굽혀지니 보드를 내 엉덩이 밑으로 가져올 수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덕크니컬의 라이딩 방식은 파도타기와 같다

보드를 타는 스포츠는 참 많습니다.
  • 스노보드
  • 스케이트보드
    • 기본 스케이트보드
    • 크루저보드
    • 다운힐롱보드
    • 댄싱롱보드
    • 카버보드 등
  • 프리보드 (Freeboard: 도로 위에서 스노보드와 비슷한 방식으로 라이딩하는 보드)
  • 서핑보드
  • 웨이크보드
  • 카이트보드 (Kiteboard: 대형 연에 몸을 달고 날아다니는 수상보드)
등이 있습니다.

이들 중 스노보드만이 부츠를 신고, 데크에 강하게 장착된 바인딩에 물려서 라이딩을 합니다. 프리보드는 발걸이가 있지만 이건 발을 견착하는 것이 아니라 점프 시 보드를 발목에 걸어서 잃어 버리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카이트보드나 웨이크보드도 부츠가 있지만, 둘 다 강한 파도를 만나거나 공중 점프 시 보드를 놓치지 않기 위함입니다.

스노보드에서 부츠의 역할

오로지 스노보드만이 부츠의 앞단(텅)이나 하이백에 체중을 의지해서 데크를 설면에 꽂아넣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즉, 스노보드에서 부츠는 체중이동을 데크로 전달하는 전달자의 역활을 합니다.
정통 덕스탠스에서는
  • 허리를 세우고 기마자세를 유지한 다음
  • 몸의 중심, 즉 골반이 보드 밖으로 빠지지 않도록 하면서, 스쿼트하듯이 내려가
  • 부츠의 토(Toe)쪽과 힐(Heel)쪽에 압력이 데크로 잘 전달되도록 합니다.
전향각 테크니컬 역시 부츠를 체중이동의 전달자로 사용합니다. 스키와 같이 아주 단단한 부츠를 사용하는 알파인처럼, 전향각은 K2 Thraxis와 같은 단단한 부츠를 조여 매고 좌우로 기울기를 주면서 엣지를 설면에 파넣는 것입니다.

따라서 정통 덕스탠스와 전향각에서의 상급자 부츠는 항상 단단한 부츠입니다.

덕크니컬 - 뒷무릎이 접혀야 보드에 올라탄다

물론, 덕크니컬 역시 부츠를 중심이동 압력의 전달자로 사용합니다만, 덕크니컬은 스케이트보드나 서핑보드의 라이딩 방식을 함께 사용합니다.  즉, 덕크니컬은 라이딩하는 보드를 내 밑으로 데려오는 방식을 취합니다. 키로로의 스노보드 센세 타키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뒷발 자세를 낮추는 것이 정 그렇게 힘들면, 뒷발을 당겨보라"
지면에 있는 뒷발을 내 몸 쪽으로 당기라는 것이지요. 사실 같은 말입니다. 내가 앉든 지면의 뒷발을 당기든 어차피 앉게 되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접근 방식은 다릅니다.

덕크니컬은 서핑보드처럼 내 발로 데크를 내 밑으로 가지고 와서 올라타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이 모든 비밀은 제 이전 블로그, "덕크니컬의 기초: 몸을 열고 '똑바로' 타는 법(직사)의 비밀""덕크니컬의 정석 BBP, 그리고 그 비밀"에 담겨 있습니다. 뒷무릎을 구부리면서 데크를 내 엉덩이 밑으로 반드시 데리고 와야만 덕크니컬의 자세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스노보드 덕크니컬 부츠 세팅 전경골근 햄스트링 해부학
정통 덕스탠스처럼 체중으로 앉으면서 무릎을 구부리는 것이 아니고, 둔근으로 허벅지를 고정하고 햄스트링으로 무릎을 구부려 내 엉덩이 밑으로 데크를 가지고 들어와야만 하는 것입니다. 이때 전경골근(정강이 근육)을 사용해 내 발목을 구부려야만 합니다. 그런데 부츠를 단단히 매고 있으면 발목이 안 구부러지고, 이러면 보드가 막혀서 보드를 내 밑으로 가지고 올 수 없는 것입니다.

발이 새부리처럼 되어야 한다

일본의 덕크니컬 상급자들은 토(Toe)를 사용할 경우 발을 새부리처럼 만들어서 힘을 씁니다. 만약 부츠의 발바닥 쪽을 너무 조여버리면 발을 새부리처럼 만들 수 없고, 그냥 평평하게 바닥에 딱 붙어 버립니다. 이 경우 토를 쓰려고 발을 들어 올리면 발끝에 힘이 몰리지 않고 그냥 뒤꿈치가 들려버립니다. 뒤꿈치가 들리면 힘을 제대로 쓸 수 없습니다. 따라서 부츠의 발 쪽 면은 적어도 발을 새부리처럼 자유롭게 만들 수 있도록 여유가 존재해야 합니다.

타산(たさん, '카빙 고찰 채널'을 운영하는 장비 및 이론 전문가)과 같은 경우는 발 아치 형성과 새부리 발 모양의 힘 전달을 위해 마라톤용 인솔(깔창)을 사용합니다.

고수들의 스노보드 부츠 착용법

아래의 착용법은 이구짱, 타키, 그리고 타산(たさん)등이 실제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구분 일반적인(정통) 세팅 덕크니컬 고수 세팅 (이구짱, 타키 등)
속부츠 (이너) 발이 놀지 않게 단단히 조임 레이스를 아예 매지 않거나 버림
발목 및 발등 부츠 전체를 강하게 압박 발 부분은 헐렁하게, 발목 위(텅)만 고정
부츠 강도 단단하고 하드한 부츠 선호 운동 가동성을 위해 가장 부드러운 부츠 사용
인솔 (깔창) 부츠 순정 또는 일반 기능성 새부리 발 모양 및 아치 형성을 위한 마라톤용 사용
자, 오늘은 며느리도 모르는 특급 비밀, 부츠의 비밀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정말 이건 아무도 모르는 방법입니다. 어쩌면 저만의 영업기밀인데 다 풀어드렸습니다. 너무 이상하다면 딱 한 번만 풀고 덕크니컬로 타보시고, 그 다음 조여서 타보십시오. 운동 가동성이 얼마나 변하는지 직접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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