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크니컬의 무게중심이동: 피칭(Pitching)

'피칭(Pitching)'은 배나 항공기의 동역학에서 빌려온 용어로, 스노보드에서도 보드의 앞뒤(Longitudinal) 기울기나 무게 중심의 이동을 설명할 때 쓰이는 표현입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용어부터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용어 회전축 동작 설명
Pitching (피칭) X축(좌우축) 중심 보드의 노즈와 테일이 시소처럼 위아래로 움직임 (전후 중심 이동)
Rolling (롤링) Y축(전후축) 중심 보드의 엣지가 설면에서 들리며 에지각이 변함
Yawing (요잉) Z축(수직축) 중심 보드의 노즈와 테일이 좌우로 돌아감 (회전/스케이팅)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피칭이라는 말이 던지다(Pitch)라는 말과 같아서, 아마 전향각 테크니컬 라이딩에서 던지면서 타는 연습법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지금까지 해온 모든 중심 이동 스포츠를 통해 깨달은 것인데, 전향각이든 덕스탠스든, 아니 어떤 종류의 중심 이동을 사용하는 스포츠든 피칭은 '느낌'이지 피칭 자체로 퍼포먼스를 인위적으로 이루어낼 수는 없습니다.

덕크니컬에서 무게 중심 이동은 '되어지는 것'이지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어떤 형식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되는지 알면 성장에 큰 도움이 됩니다.

1. 무게 중심 이동의 흐름

먼저 어디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지 논하기에 앞서, 자세의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BBP - 힐턴 - BBP - 토턴 - BBP - 힐턴 - BBP - 토턴
이런 방식으로 계속 흘러갑니다. SAJ(Ski Association of Japan)에서 강조하는 말 중에 **"힐턴에서는 노즈(앞)를 눌러서 호를 그리고, 토턴에서는 테일(뒤)을 밟아서 가속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게 중심이 어느 쪽으로 이동하는지 살펴봅시다.
  • BBP: 중앙 중심
  • 힐턴: 앞쪽
  • BBP: 중앙 중심
  • 토턴: 뒷쪽

2. 왜/어떻게 무게 중심을 이동시켜야 할까?

덕크니컬과 전향각의 삼각형 무게중심 분포
그것은 전향각과 덕크니컬이 가지는 자세의 특이성에 있습니다. 이들의 자세는 위의 그림과 같은 삼각형 자세입니다. 전향각의 삼각형이 조금 더 좁지만, 제아무리 전향각이라 한들 인체 구조의 특이성으로 엉덩이가 보드에서 삐져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자, 이 자세에서 덕크니컬과 전향각의 무게 중심은 보드의 중앙입니다.

힐턴과 체중 이동

그럼 힐턴을 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덕크니컬과 전향각의 뒤꿈치는 어쨌거나 보드의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습니다. 제 포스팅 "덕스탠스는 왜 힐턴에서 유독 '내도'와 '털림'이 심할까?"에서 말씀드린 이야기이지만, 신체 구조상 발의 작용점인 복숭아뼈는 발바닥이라는 지렛대의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습니다. 즉, 뒤꿈치 쪽으로 치우쳐져 있죠.

이런 모양새에서 체중을 뒤로 실으며 힐턴을 할 때, 힐턴이 먹히는 속도가 토턴이 먹히는 속도보다 느립니다. 발가락 쪽의 토턴은 발 앞쪽 토를 누르면서 토가 걸리지만, 복숭아뼈와 발꿈치 사이의 길이는 짧아서 인위적으로 발을 든다고 할지라도, 힐턴이 먹히는 시점이 토턴보다 늦습니다. 기본적인 힐턴의 에지 먹히는 방식이 뒤로 몸을 넘기면서 뒤꿈치로 에지를 먹이는 것이라 에지가 걸리는 타이밍이 느립니다.

물론 토턴에 비해 일단 에지가 먹으면 아주 깊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힐턴은 턴의 초반부는 에지가 늦게 먹고 후반부에는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는 것입니다. 따라서 '찌그러진 반원'이 생겨납니다.

이렇게 초반에 늦게 먹는 에지를 더 빨리 먹게 하려면 중심이 앞으로 이동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에지가 먹히고, 턴의 중반부부터는 다시 앞으로 가 있던 무게 중심이 보드 중앙으로 이동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힐턴이 후반부에 급격하게 말리는 현상을(찌그러진 반원을) 막을 수 있습니다.

토턴과 체중 이동

자 이제 토턴을 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이번에는 힐턴과는 반대로 에지가 일찍 먹습니다. 이는 인위적으로 라이더가 토 쪽을 누르면 일단 에지가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전향과 덕크니컬은 일반적으로 일단 에지가 물리면 에지가 더 이상 파고들지 않게 무게 중심을 뒤로 보내야 합니다. 만일 그대로 계속 무게 중심을 앞에 잡고 있으면 노즈가 더 깊이 박히면서 '코박음' 현상이 일어납니다. 노즈가 눈에 박히고 콱 멈추면서 몸이 자동차 뒤가 들리는 것처럼 붕 떠서 한 바퀴 돌거나 앞으로 처박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무게 중심을 뒤로 보내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치약을 뒤에서 짜면 앞으로 치약이 나오듯 보드가 에지면을 따라 앞으로 발사됩니다. 
(여기서 전향각과 덕크니컬의, 노즈 엣지 먹히는 타이밍이 약간 다릅니다. 추후 포스팅에서 어떻게 다른지 설명드리겠습니다)

[부록] 오리지널 덕스탠스의 체중 이동

순수 덕스탠스파는 피칭에 대해 어떻게 가르칠까요?

각 스탠스별 체중이동의 방향

이들의 핵심 철학은 **"센터링(Centering)"**이라고 합니다. 순수 덕스탠스 파의 피칭은 테크닉이라기보다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약간의 조정' 정도에 의미를 둡니다. 기본적으로 이들이 무게 중심을 항상 보드의 정중앙(Center of Gravity)에 두는 이유는 언제든지 점프(Ollie)를 하거나 반대 방향(Switch)으로 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쪽은 **"힙 슬라이드(Hip Slide)"**라는 것을 한다고는 합니다. 골반(Hips)을 좌우로 미세하게 미는 방식으로 피칭을 조절한다고 하는데, 힐턴이나 토턴에 상관없이 턴의 시작점에서 살짝살짝 앞쪽 노즈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가 다시 중앙으로 돌리는 방식을 씁니다. 스타일에 따라 힙을 움직이기도 하고 상체를 움직이기도 하는데, 제가 외관상으로 보이기에는 리드미컬하게 노즈의 에지를 넣어주는 동작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결론

자 오늘은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될 피칭에 대해 굳이 생각해 보았는데요. 서두에 말씀드렸듯이 모든 중심 이동 스포츠는 중심 이동은 그냥 깨닫거나 느껴지는 것이지 그것이 동작의 테크닉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국 덕크니컬을 완성하고 싶다면 이런 무게 중심은 나중에 느끼시고, 저의 포스팅 시리즈 **[초간단 덕크니컬 비법]**을 추천드립니다. 에둘러 가지 않고 한 번에 갈 수 있는 길을 알려 드립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덕스탠스로서의 스노서핑을 한번 다뤄볼까 합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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