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의 라이딩 2부] 스노서핑의 기본 자세 만들기와 주요 트릭들


제가 생각하는 스노보드는 가오(顔, かお)의 스포츠, 즉 '미세루(魅せる, 매혹하는)' 스포츠입니다. 멋의 스노보딩이죠. 

오늘은 그 두 번째 시간으로 스노서핑의 기본 자세 만들기, 그리고 스노서핑의 시그니처 트릭들을 같이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스노서핑에 2부작 시리즈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스노서핑의 기본 자세를 수련으로 익히는 법

이 스노서핑의 기본 자세가 덕스탠스를 서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어려운 자세인지 지난 시간에 이야기해 보았는데요. 하체는 덕스탠스인데 상체는 전향각의 완전 열린 상태가 가져오는 뒤틀림 복귀력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쉽게 말해 자꾸만 돌아나오는 뒷다리를 잡아 두는 방법에 대한 것입니다.
스노서핑의 힐사이드 라이딩 기본자세

1. 뒷골반 롹킹 (Locking)

먼저 **이구짱(히로시 이구치, 일본 스노보드 씬에서 '라이딩과 그라트리의 경계'를 허문 스타일리시한 라이더로 유명한 프로 라이더)**의 방법을 알려 드립니다. 이구짱의 이 방법은 딱히 스노서핑을 위한 제한된 방법이 아니라, 덕스탠스가 어떻게 가슴을 열고 타는지에 대한 기본적 방법입니다.

이구짱은 뒷골반을 인위적으로 롹킹하는 방법을 쓴다고 합니다. 즉, 골반은 정확히 노즈의 수직 방향을 보고(즉 덕스탠스 자세), 그리고 상체는 가슴을 열어서 노즈를 본다고 합니다. 이때 자신의 뒷골반을 그대로 계속 뒤쪽에 붙어있도록 한다는 말입니다. 아주 간단히 말해, 하체는 정통 덕스탠스, 상체는 전향각 테크니컬 라이딩으로 선다는 말입니다.

2. 어깨 닫기: 유연성에 따른 타협

**타키자와 켄이치(Late Project의 수장이자, 일본 그라운드 트릭과 라이딩 강좌의 대부로 불리는 인물)**의 방법입니다. 타키는 어깨를 돌릴 만큼 돌려보고, 만약 하체가 돌아 나오면 그 지점에서 어깨를 다시 닫아주라고 합니다. 즉, 본인이 가동성이 허락하는 만큼만 돌리라고 말합니다.

일리 있는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유연성은 다 제각각이라, 골프 같은 경우에도 히팅 포지션에서 완전히 골반이 오픈되는 여자 프로들도 있지만, 남자 프로들은 그만큼 골반이 오픈되지 않거든요. 결국 퍼포먼스가 중요한 것이고, 동작은 몸의 유연성 만큼만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렇게 하면 사실 스노보드의 페라리 겐템스틱을 타고 스노서핑의 기본 자세를 포기하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덕스탠스 라이딩이랑 별반 차이가 없거든요. 가오의 스노보딩인 스노서핑에서 기본 자세를 포기한다는 것, 참 스노서핑 본연의 맛이 사라지는 (가오가 죽는) 일이죠.

3. 저의 방법 (1): 뒤틀림의 제어

부족하지만 제가 계속 연구하며 터득한 방법이 있습니다. 이구짱의 방법과 비슷한데 거기에 2가지를 추가한 방법입니다.
  1. 뒷골반을 앞골반 뒤로 붙이는 느낌과 함께
  2. 뒷발목을 살짝 들어 줍니다. 토션(Torsion)을 만들어서 뒷발의 힐엣지가 잘 박혀 있도록 하는 겁니다.
  3. 그리고 뒷발은 내 등 뒤로 뒷발차기하듯 밀어줍니다. 그리고 앞발은 닫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하체, 특히 양발을 시계 방향으로 계속 돌리고 있는 것입니다. 설면은 사실 미끄러워서 큰 힘은 들지 않습니다. 어쩌면 계속 그런 느낌만 가지고 있는 것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위 방법에는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 3 번째 방법때문에 발생하는 것인데요, 하루 종일 한 방향, 즉 레귤러로만 타면 다음 날 오른쪽 요방형근이 아프고, 구피로만 타면 다음 날 왼쪽 요방형근이 아픕니다. 요방형근은 사실 골반과 뒷갈비뼈와 연결된 근육으로 회전, 뒤틀림, 균형을 담당하는 근육입니다. 레귤러인 경우 계속 시계 방향으로 뒷발을 당기고 있기 때문에 오른쪽 요방형근에 피로가 쌓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아파 죽을 것처럼 아프지는 않고요, 다음 날 강한 피로감이 오는 정도입니다.

그러나 저는 다행히 98% 정도의 대칭성으로 양방향 라이딩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레귤러로 가다가 구피로로 가고, 구피로 가다가 레귤러로 가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습니다. (이 부분에 관해 저의 이전 블로그 **"왜 '덕크니컬'인가? : 혹은 스노보드를 양방향으로 타야 하는 이유"**를 꼭 참조해 주세요.)

4. 저만의 특급 비밀 (2): 뒷팔을 활용한 수평 균형

이 방법은 오랜 기간 스노서퍼들의 라이딩을 보면서 이들의 동작의 공통점을 캐치해서 제가 쓰고 있는 저만의 특급 비밀입니다. 정말 제 블로그에 오신 감사로, 여기까지 읽어주신 기념으로 알려 드립니다.
스노서핑의 힐사이드 라이딩 뒷팔로 균형잡기

레귤러의 경우 오른팔, 즉 뒷팔을 천천히 어깨 높이까지 쭉 펴서 들어 올리는 방법입니다. 위의 그림에서 보이시는 오른팔을 힐사이드 직사를 할 경우 천천히 들어 올리는 것이지요. 

외줄 타기 서커스를 보면, 외줄타는 사람이 중심을 잡기 위한 긴 막대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힐사이드에 들어간 경우 오로지 무게 중심으로만 기울기를 잡아야 하고, 무게 중심이 의도한 것 이상으로 확 넘어가 버리게 되면 레디우스를 따라 보드가 왼쪽으로 급격하게 말리므로 속도가 죽고 결국은 이 자세가 불가능해집니다.

결국 토사이드는 발목 조절을 통해 균형을 맞추고, 힐사이드에서는 오른팔 조절을 통해 중심을 맞추는 것이지요. 사실 아마 운동신경이 좋으신 분들은 자신도 느끼지 못한 사이에 이미 자신의 스노보드 라이딩에서 사용하고 있는 방법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운동신경이 태생적으로 좋지 못한 저 같은 경우에는 끝없는 유튜브 영상 관람을 통해 캐치한 방법이죠. (그래도 그나마 운동신경이 나쁘니까 이렇게 많은 자잘한 깨달음이 나름의 지식이 되는 것 같습니다)

스노서핑의 트릭들

자 이제 스노서핑의 시그니처 매뉴버(서핑에서는 기술을 '트릭'보다 '매뉴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를 배워 봅시다.

토사이드 레이백 카빙 (Toe-side Layback)

토사이드 레이백 카빙 (Toe-side Layback) 자세

정말 이 맛과 이 멋에 스노서핑 한다고 봅니다. 이것이 스노보드 가오의 절정 자세입니다. 마치 서퍼들이 큰 파도 터널을 통과할 때 손으로 파도를 훑으며 직진하는 그 자세이지요.

스노서핑 기본 자세 중 힐사이드 직사 활주(Plaining)로 최대 가속을 뽑아낸 다음, 갑자기 보드 위로 앉아 끝까지 프레스를 주면서 후경으로 보드를 뽑아냅니다. 이 강력한 카빙과 함께 계속 보드 위에 올라앉아 오른손을 쭉 펴면서 마치 찰랑거리는 파도를 쓰다듬듯이 라이딩을 하는 것이지요. (바로 이 자세 때문에 위에서 설명해 드린 힐사이드 직사가 반드시 먼저 마스터 되어야 합니다.) 속도가 고속이다 보니 올라앉기가 쉽지 않습니다만, 무조건 완벽하게 체중을 올려야 강력한 카빙이 일어납니다.

힐사이드 레이백 카빙 (Heel-side Layback)

힐사이드 레이백 카빙 (Heel-side Layback) 자세

힐사이드로 카빙하는 자세인데, 일반적인 테크니컬 카빙에서의 힐사이드 카빙과는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테크니컬 카빙은 고관절을 접으면서 몸을 책 접듯이 접는 자세인데, 스노서핑에서의 힐사이드 레이백 카빙은 카빙을 최소화하고 오히려 직사에 가까운 자세로 내려가면서 계속 그 자리에 가만히 앉는 자세입니다. 터닝을 최소화한 다음 위에서 아래로 수직으로 앉으면서, 왼손으로 찰랑이는 바다의 온도를 재듯 터치하는 동작입니다.

오프더립 (Off the Lip)

오프더립 (Off the Lip) 자세

서핑을 할 때 파도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거기서 몸을 획 돌려서 다시 내려오는 '오프더립'이란 기술을 스노서핑에서도 사용합니다. 라이딩 시 왼쪽 혹은 오른쪽에 있는 눈벽을 속도를 이용해 올라갔다가 끝부분에서 점프 없이 180도 빠르게 회전시켜서 다시 내려오는 기술입니다. 사실 이건 굳이 스노서핑이 아니라도 스노보딩에서도 맨날 하는 트릭인데, 이게 서핑의 기술에도 있다 보니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왼편의 눈벽을 올라간다고 하면 힐사이드로 끝까지 올라간 다음 뒷발차기를 하면서 몸을 180도 돌리고 내려오면 됩니다. 그리고 오른쪽 눈벽을 올라간다고 하면, 레귤러의 경우 오른발을 앞으로 차야 하는데 공간이 여의치 않으므로 태권도의 나래차기처럼 왼발을 차올린 다음 공간을 만들어서 뒷발(오른발)을 다시 앞으로 차면서 180도 회전을 만들면 됩니다. 모두 점프 없이 그냥 꼭대기에서 빠르게 회전하고 내려오는 것입니다.

무릎 끌기 (아이고 깜짝이야!)

무릎 끌기 자세

사실 이 자세는 정확한 명칭을 모릅니다. 그러나 모든 스노서핑 트릭 중 토사이드 레이백 카빙 다음으로 멋진 자세입니다. 같은 토사이드 카빙인데, 만드는 방식이 허리를(배를) 최대한 내밀고 설면에 무릎이 닿을 듯 구부린 채 카빙을 넣는 자세입니다.

보통 전향각 카빙에서 토턴 전 혹은 토턴과 함께 골반 넣기를 하는데 그 원리와 같습니다. 강력하게 배를 산 쪽으로 밀어내어서 활과 같은 자세를 만들면 강력한 토사이드 카빙 드라이브가 걸립니다. 이때 멋을 위해 양손은 깜짝 놀랐을 때 손을 드는 자세를 하고 커브를 넣습니다.

모스(Moss Snowstick)의 대표적인 프로 라이더이자 셰이퍼(Shaper)인 우치다 토시노리(Uchii)가 이구짱과의 스노서핑 레슨에서 이 무릎 끌기 자세를 설명할 때, 이구짱에게 손을 이렇게 해야 더 멋지다고 말한, 그냥 정말 가오를 위한 손 모양입니다.

마무리하며

자, 이렇게 스노서핑의 주요 기술들을 알아보며 시리즈를 마무리합니다. 알고 보면 별거 없지만 해 보면 멋있는 스노서핑, 다만 필수 장비인 스노보드 하나만 사도 허리가 휘청거리는 스노서핑을 (그래서 '아이고 깜짝이야 자세'가 있는 걸까요?) 알아보았는데요. 다음 블로그부터는 다시 덕크니컬 주제로 돌아가 덕크니컬의 비밀을 또 파헤쳐 보겠습니다. 그때까지 여러분 안녕!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덕크니컬의 기초: 몸을 열고 '똑바로' 타는 법(직사)의 비밀

스탠스: 높으면 높을수록 '덕크니컬'이 어려운 물리적 이유

뒷무릎 통증 없이 엉덩이를 올리는 법: 요시무라 미노리가 강조한 덕크니컬 BBP의 핵심